사람의 직관에 대하여
저번 글에서는 간단한 것의 특징 3가지를 알아보았고
이번 글에서는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풀어내는 방법을 논하기 전에
사람의 직관에 대해 얘기해볼까 한다.
왜냐하면 컴퓨터가 느끼기에 간단한 것과 사람이 느끼기에 간단한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고
논하고자 하는 목표는 "사람이 느끼기에" 복잡한 것을 간단하게 풀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1. 사람은 절대적이기보다 상대적으로 느낀다.
2. 사람은 멀티태스킹보다 one by one으로 해결하는 것을 더 쉽게 여긴다.
3. 모든 것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인다.
4. 목표와 목적이 뚜렷할 때 더 좋은 효율을 낸다.
5. 때로는 차근차근히 하는 것보다 빠르게 하는 게 좋을 때가 있다.
6. 일반적인 원리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더 와닿게 느낀다.
첫번째로 사람은 상대적이다.
만약 눈을 가린 채로 의자에 앉아
"다람쥐 헌 쳇바퀴에 타고파"를 친다고 하자.
그러면 대체로 다 틀릴 것이다. 왜냐하면 "ㄷ"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절대적이었다면 "ㄷ"의 위치를 절대적으로 딱 알고 나머지 또한 다 절대적으로 알아서
정확하게 쳤을 것이다.
반면 눈을 가리고 앉았더라도 왼손을 "ㄷ"의 위치를, 오른 손에 "ㅏ" 위치를 가르쳐준다면
정확하게 쳐낼 수 있을 것이다.
이건 상대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두번째로 사람은 하나하나씩(one by one) 하는 것을 더 잘한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얘기이다.
수학책과 영어책을 동시에 펴놓고 공부하는 사람은 없을터이니.
세번째로 사람은 모든 것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인다.
잘 받아들여지는 글을 두고 흔히 "머리 속에 잘 그려진다"라는 표현을 쓴다.
글을 읽는다는 게 사실은 글을 이해를 도모하는 무언가로 바꾸는 것이고
이해를 했다는 건 내용을 머리 속에 감각적으로 녹여내는 것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카드 게임을 할 때 설명을 말로 듣고 하는 것보다 직접해보는 것을 더 잘 받아들이는 것도 그렇고
부끄러웠던 경험을 떠올려본다거나
웃긴 경험을 떠올려본다거나
하면 몸에서 바로 반응이 오는 것도 감각적이라는 증거이다.
또 유행어로 "어쩔티비"라는 어휘를 떠올려보면
사실 논리적으로는 납득할 수 없는 용어이다.
왜냐하면 "티비"가 붙어 마땅할 맥락이 없기 때문이다.
이것 역시 감각적이라는 증거이다.
시간 지나면 사라진다는 시스템을 일컬어
"disappearAfterWhile"로 네이밍하는 것보다
"fire"라고 하는 것이 더 잘 와닿는 듯한 것 역시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비슷한 감각을 느꼈을 때 데자뷰를 느끼곤 하는데
이걸 논리적으로 처리하려면 전부 돈이고 시간이다.
따라서 사람의 이 감각적인 특성을 잘 이용하는 것도 좋은 묘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네번째는 목표와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게 좋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무기력을 떨쳐내는 면에서도 좋지만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방향을 잃지 않는 데에 효과적이다.
다섯번째는 빠른 게 때로는 좋다는 것이다.
네번째랑도 연관있는 이야긴데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목표가 무엇이었는지
퇴색되고 변질되어 갈피를 잃어버릴 수 있다.
또 긴 시간을 들인만큼 그걸 놓지 못하게 돼버릴 수도 있다.
하지만 빠르게 한다면, 빠르게 하려고 노력한다면
흐름이 꼬여서 잘못됐을 때 버리고 다른 거 하러가면 되고
또 시험 공부에서의 벼락치기와 같이 좋은 성능을 낼 수도 있다.
(다만 벼락치기는 휘발성이니 나중에 다시 보는 게 중요하겠지만)
여섯번째는 일반적인 것보다 구체적인 것이 낫다는 것이다.
리액트는 자바스크립트 라이브러리의 하나로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만들기 위해 사용된다.
라는 문장보다
리액트를 쓰면 이런 걸 만들 수 있다 하면서 관련된 걸 쭉 보여주면
당연히 더 잘 와닿을 것이다.
전자가 더 일반적이고 정확한 설명이다.
헌데 후자가 더 잘 받아들여지는 것은
구체적인 것이 사람이 받아들이는 데에 더 좋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람의 직관에 대한 생각을 적어보았고
다음 글에서는 복잡한 것을 간단한 것처럼 다루는 방법에 대해 논해볼 예정이다.